사와로 선인장 - 개척 시대 미국 서부의 상징

2021. 2. 17. 22:00식물이야기

 

사와로 선인장

 

1. 사와로 선인장

 

1880년대 은광으로 신흥도시가 된 애리조나 주 툼스톤을 배경으로 하는 <황야의 결투>(존 포드 감독, 1946)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서부 영화입니다. 유명한 O.K.목장의 결투 장면으로 끝나는데, 마을을 둘러싼 채 상징적인 배경을 제공하는 사와로 선인장은 신대륙 개척의 형성기를 지켜본 무언의 목격자입니다. 이 이례적인 배경 속 사와로 선인장의 과거는 지질 연대에 쓰여 있습니다. 선인장은 원래 신대륙 식물입니다. 선인장은 무미건조한 풍경에 적응하는 특성(다육식물 신드롬)을 보여줍니다. 사와로 선인장은 광합성을 할 수 있고 잠깐 내리는 여름 비에서 많은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거대한 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선인장은 특별한 종류의 광합성(크레슐산 대사)을 하는데, 바로 저녁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함으로써 낮 동안 기공을 통한 수분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곧은 뿌리(원뿌리)를 닻처럼 고정시키고 있는 사와로 선인장은 또한 지표면 근처에 작은 뿌리망이 있어 비가 오면 약간이라도 물을 흡수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선인장을 덮고 있는 두껍고 광택이 나는 외피와 촘촘한 가시로 줄어든 잎 또한 수분 손실을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 가시들은 큰 초식 동물들로부터 선인장을 보호하고 줄기를 위한 그늘을 제공해줍니다.

 

15미터 이상 키가 큰 원기둥꼴의 사와로 선인장은 웅장하고 느긋한 식물로 175~200년을 삽니다. 꽃이 피는 성숙기까지는 30~35년으로 천천히 도달하며 촛대같이 생긴 가지들이 나타나기까지는 그로부터 50년이면 충분합니다. 이 식물은 줄기 끝 부분에 꽃이 피는데, 줄기가 많을수록 꽃도 많아지고 번식 성공률도 증가합니다. 4월부터 6월까지 밤이 되면 광택이 나는 흰색의 깔때기 모양 꽃이 핍니다. 꽃이 나는 익은 멜론 향은 이 꽃의 수분 매개체인 작은긴코박쥐를 유혹합니다. 다음 날 아침부터 꽃이 지기 전까지는 흰날개비둘기와 곤충들이 차지합니다. 각각의 꽃은 24시간만 지속됩니다. 그 후로는 지방이 풍부한 많은 수의 종자를 가진 빨간색 열매가 5월에서 7월까지 열립니다. 열매는 힐라딱따구리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의 유용한 식량원이 됩니다. 힐라딱따꾸리는 선인장 줄기를 쪼아 주머니처럼 생긴 둥지를 만듭니다. 딱따구리가 이 주머니를 떠나고 나면, 다음에는 요정부엉이가 들어옵니다. 상처에 대한 대응으로 사와로 선인장은 그 주변에 굳은살을 만듭니다. 선인장이 죽으며 사와로 부츠라고 알려진 이 둥지는 그대로 남습니다.

 

나무 모양의 사와로 선인장은 북미 소노라 사막에 집중된 독특한 식물군의 일부입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살지 않으며 군데군데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멕시코 중부에 있던 사와로 선인장의 조상이 800~1,500만 년 전 이 지역의 사막화에 대처하고 진화한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사와로는 콩과 관목인 다른 식물과 관련된 생물군계의 중요한 일원입니다. 팔로 베르데에 있는 보호수는 사와로 묘목이 자신보다 크게 자라고 더 오래 살 때까지 사와로 선인장을 보호합니다.

 

소노라 지역의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오랫동안 사와로 선인장을 기념하고 활용해왔습니다. 죽은 사와로의 늑골 모양 나무를 이용하여, 피마족과 토호노오오덤족은 사와로 열매를 수확하여 생으로 먹거나 씨앗을 남겨 두었다가 갈아서 음식에 넣기도 합니다. 열매를 시럽으로 만들어 기우제 때 마실 와인으로 발효시키기도 합니다. 기우제는 사막에서 생명의 부활을 기념하는 오래된 의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