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나무고사리 - 빛나는 마오리족의 상징

2021. 2. 17. 23:00식물이야기

 

은나무고사리

 

1. 은나무고사리

 

뉴질랜드는 8천만 년에서 1억만 년 전 호주에서 분리되며 특별한 동식물군이 성장할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뉴질랜드의 동식물군은 매우 특이해서 1769년 영국의 식물학자이자 박물학자 조셉 뱅크스 경이 탐험가 제임스 쿡과 함께 인데버 호를 타고 이 섬을 찾았을 때, 그는 자신이 조사했던 최초의 400종의 식물 가운데 단 15종만 알아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섬에 자생하는 식물군의 89퍼센트가 오직 뉴질랜드에만 있었기 때문입니다. 동물들도 한때 똑같이 외래종이었지만, 그중 일부는 유럽인들이 도착하기 전에 이미 멸종되었습니다.

 

뉴질랜드 식물상의 12퍼센트 이상을 구성하는 식물과 관련이 있는 고사리는 매우 오래된 식물입니다. 고사리 조상에 관한 증거는 데본기 중기(고생대, 38,500만 년 전)로 거슬러 올라가며 나무고사리는 트라이아스기 중기(중생대, 23,500년 전)에 존재했습니다. 오늘날 고사리는 그 종류와 서식지가 매우 다양하지만 진화를 겪으며 거의 변한 것이 없습니다. 따라서 생물학에서 고사리를 주로 이용하는 이유는 초기 형태를 가진 생명체의 기본 메커니즘을 연구하기 위해서입니다. 크기와 일반적인 외형은 나무지만, 나무고사리는 가지를 뻗는 일이 거의 없으며 나무껍질도 없습니다. 대신 오래된 잎의 울퉁불퉁한 기부를 지의류나 이끼, 다른 생물들이 추가적으로 덮고 있어 보호를 받습니다. 근계는 매우 조밀한 편이어서 최대 25미터까지 크기가 큰 경우에는 대개 주변 식물들이 지탱해 주어야 합니다. 다른 고사리처럼 나무고사리도 잎 뒷면에 붙어 있는 포자를 통해 번식합니다. 나무고사리의 두 가지 주요 속은 딕소니아와 키아테아로, 둘 다 지리적으로 널리 분포해 있습니다.

 

은나무고사리는 뉴질랜드에 있는 수많은 나무고사리 중 하나지만, 서기 1250~1300년경 폴리네시아 동부에서 건너와 이 섬에 영구 정착한 마오리족으로부터 특히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은나무고사리는 10미터 정도의 높이로 자랄 수 있으며, 2~4미터 길이의 길게 갈라진 잎이 나무 위쪽에서 방사상으로 펼쳐집니다. 마오리 족이 카퐁가 또는 퐁가로 알고 있는 은나무고사리는 은백색의 잎 뒷면에서 영어 이름을 딴 것으로, 달빛을 받으면 은백색으로 인해 위엄 있는 모습을 갖게 됩니다. 이 특징을 이용하여 잎을 뒤집어 땅 위에 올려 놓고 자신이 온 길을 표시하는 전통도 있었습니다. 마오리족은 또한 이 식물을 이용하여 쥐를 막아주는 식품 저장고를 짓기도 하고, 가정용 도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후 튼튼하고 내구성 있는 나무의 몸통은 울타리 제작과 조경에도 쓰이고, 꽃병과 상자를 만드는 데도 사용되었습니다. 은나무고사리의 속과 어린 잎은 요리로 쓸 수 있으며 화상이나 베인 상처를 위한 드레싱, 설사 치료제 등 의약품으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은나무고사리는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과 북미까지 휩쓸었던 고사리 열품의 중요한 일부였습니다. 전문 중개인들이 생겨났고, 북반구의 부유한 사람들이 외래종을 원산지 밖에서 재배하고자 하면서 고가에 팔렸습니다. 은나무고사리는 현재 뉴질랜드 전역에 불규칙하게 분포하는데, 모든 나무고사리는 원예가를 위한 수출 및 다양한 이유로 초래된 서식지 파괴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뉴질랜드에서 은나무고사리는 국가적인 상징이 되어 그 독특한 은색잎이 국가대표 럭비팀인 올블랙스의 검정색 상의를 장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