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 산에 핀 꽃

2021. 2. 19. 16:10식물이야기

 

진달래

 

1. 진달래

 

분류학상의 악몽이라 할 수 있는 진달래속은 전체 식물계에서 가장 큰 속에 속합니다. 진달래속에는 800개 이상의 종이 있는데 그중에는 아직까지 진달래속으로 불리는 다른 종들도 있을 것입니다. 남반구 호주에도 자생종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북반구 식물인 진달래속은 크기, 형태, 서식지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것은 고산 식물처럼 아주 작고, 어떤 것은 로도렌드론 기간테움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처럼 최대 30미터의 큰 나무입니다. 진달래속은 울창하고 화려한 열대의 풍경을 만들 수도 있고, 초목은 극한의 환경인 높은 히말라야에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진달래속은 심지어 다른 나무에서 자라는 착생식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진달래속의 근계는 대체로 조밀하지만 건조한 기후에서 일부 종은 좀더 분산된 뿌리를 가지기도 합니다. 거의 모든 종이 하나의 공통된 특징을 갖는데, 바로 산성토양을 필요로 한다는 점입니다.

 

눈에 띄고 광택이 나는 짙은 녹색의 잎과 옅은 파스텔색부터 진홍색, 심지어는 파란색에 이르는 폭넓은 범위의 색을 가진 화려하고 대개 향기 나는 꽃은 가진 수많은 종의 진달래속은 조경뿐 아니라 원예용 식물이 되었습니다. 동유럽의 작은 종은 17세기 초에 재배되었고, 프랑스의 박물학자 겸 여행가인 조제프 피통 드 투른포르는 1700년대 초, 아나톨리아에서 로도렌드론 폰티쿰을 극찬했습니다. 유럽인들이 본격적으로 진달래속에 매료된 것은 18세기 유럽에 유입된 북미 종을 발견하면서였습니다. 린네는 진달래속은 분류하면서 어제일리어를 다른 속에 포함시켰지만, 어제일리어가 더 큰 부류의 일부 아속을 차지하면서 현재 이 둘은 함께 통합됩니다. 오늘날 정원에서 똑같이 높이 평가되는 어제일리어는 대체로 낙엽성이거나 일부 낙엽성이며 동류에 비해 크기가 작고 덜 공격적입니다.

 

1840년대 후반 히말라야를 포함하여 인도에서 식물을 채집하던 조지프 돌턴 후커는 진달래속의 풍경을 보고 감탄했습니다. 그는 히말라야 남쪽에 있는 시킴 주에서만 28개의 새로운 종을 발견했는데 자신의 저서 <히말라야, 시킴 주의 진달래속>에서 이들 종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 거대한 속의 지리학적, 형태학적 범위를 체계적으로 연구한 것도 후커였습니다. 그는 영국으로 돌아와서도 연구를 이어갔으며 자신의 아버지인 윌리엄 후커의 뒤를 이어 큐 왕립식물원 관장이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새로운 종 가운데에서도 몇 개의 아시아 종을 영국, 다음으로 유럽과 북미에 소개했는데 사실 대부분의 아시아 종이 이미 이전 세기에 소개되었습니다. 그중 다수는 중국 서부가 원산지였습니다.

 

진달래속은 교배가 쉽기 때문에 내한성 향상과 꽃의 색깔과 크기를 포함한 새로운 특징이 요구되면서 새로운 품종이 주기적으로 개발되어 왔습니다. 새로운 품종은 대개 동양과 서양의 만남에서 나왔습니다. 예컨대 1814년부터 영국에서 있었던 초기 교배에서는 터키 품종과 미국 품종을 교배했습니다.

 

진달래속은 자생지와 토양과 기후가 비슷한 환경에서 잘 자랍니다. 원예용으로 재배되는 많은 식물처럼 진달래속도 다양한 병충해와 질병에 시달렸습니다. 그러나 그 단점이 원예가들의 흥미를 떨어뜨리지는 못했습니다. 꼭 필요한 산성토양이 없었던 원예가들은 대개 토탄을 수입했는데 그로 인해 오래된 토탄 늪은 고갈되어 갔습니다. 동시에 몇몇 종, 특히 이전에 기본적인 접목을 위한 대목으로 쓰였던 로도렌드론 폰티쿰이 쉽게 귀화식물이 되어 분방하게 확산되면서 새롭고 예기치 않은 풍경을 창조해 냈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돼지를 풀어 뿌리를 들쑤시게 해 근계를 약화시킴으로써 원치 않는 진달래를 통재했습니다. 대체로 관상용이긴 하지만 진달래속은 다른 모든 식물과 마찬가지로 아시아에서 특히 약용으로 쓰이며 어린 잎을 요리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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