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 매운 것이 좋아!

2021. 2. 17. 00:00식물이야기

 

고추

 

1. 고추

 

중간 크기의 관목 카프시쿰 아눔은 타바스코 소스에 사용되는 칠리 고추로, 심지어 그보다 더 매운 카프시쿰 프루테센스의 열매만큼 사람을 한 방에 훅 보낼 수 있는 식물은 거의 없습니다. 이 고추의 매운맛은 캡사이신이라 불리는 알칼로이드에서 나오는데, 다른 알칼로이드가 그렇듯, 포식자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진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알칼로이드는 씨 주변에 주로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고추의 중심부와 씨를 제거하면 매운맛이 많이 감소합니다. 캡사이신은 물에 녹지 않으므로 물을 마셔도 매운 느낌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카프시쿰 아눔은 중앙아메리카 야생에서 발견되었으며 아즈텍인들에게 사랑받았습니다. 밀파 밭에서 나는 채소로 만든 스튜에 넣으면 맛이 더 좋았으며, 초콜릿에도 넣었습니다. 칠리(아즈텍 언어인 나와틀어에서 유래)는 기원전 7,000년경 이미 야생에서 채집되었으며 기원전 4,000년 무렵에 재배되었습니다. 스페인 정복 시대에 이르러 칠리는 크기, 모양, 색깔, 매운 정도가 다양해졌으며 북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섬까지 확산되었습니다. 콜럼버스는 신대륙에 처음 도착했을 때 칠리를 보았습니다. 산토도밍고에 살던 타이노족의 칠리 사용법을 본 콜럼버스는 칠 리가 동인도 제도의 후추이며 자신이 동인도 제도로 가는 서쪽 경로를 발견했다는 잘못된 믿음을 확고히 했습니다. 고추와 후추는 서로 관련이 없음에도, ‘pepper’라는 단어는 카프시쿰, 그중에서도 크고 단맛이 나는 품종의 속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콜럼버스와 함꼐 항해한 의사 디에고 알바레즈 찬카가 칠리를 가지고 스페인으로 돌아가자, 곧바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스페인에서 칠리를 재배하기 쉽다는 것이 드러나자 후추 거래로 수익을 올리던 상인들은 불안해했습니다. 유럽 선원들은 이 맛의 신세계를 아시아, 아프리카, 브라질로 전파했습니다. 칠리는 곧바로 인도 요리에서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르네상스 시대 식물학자 레온하르트 훅스는 칠리의 원산지가 인도라고 추정했을 정도입니다. 칠리는 약으로도 평가되었습니다. 칠리는 후추와 마찬가지로 뜨겁고 건조한 성질이 있어 차갑고 습한 질병에 효과적이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칠리가 실제로 치료학의 중심에 있었던 적은 없으며, 주요 생산국인 멕시코와 이도에서 오늘날 재배되는 칠리는 조미료의 역할을 할 뿐입니다.

 

현재 12가지 이상의 주요 품종이 있으며 풍미와 매운 정도의 차이가 큽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품종은 카프시쿰 아눔에서 파생되었으며, 카프시쿰 프루테센스의 씨는 고춧가루를 만들 때 사용됩니다. 파프리카는 헝가리 요리의 기본이며 매운 정도와 단맛의 차이가 다양합니다. 이러한 종들 외에 다른 종들도 지역적으로 중요하여, 가령 카프시쿰 치넨세는 서인도 제도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이름에서 연상되는 것과 달리 치넨세는 중국산이 아니며, 가장 많은 종인 아눔은 일년생이 아닙니다. 식물학자 린네가 18세기에 이름을 붙이면서 유럽식으로 지었습니다. 열대 국가에서 카프시쿰 종은 다년생 식물입니다.

 

고추의 매운 정도는 1912년 미국의 약사 윌버 스코빌이 고안한 스코빌 지수로 측정됩니다. 캡사이신이 함유되지 않은 피망의 스코빌 지수(Scoville Heat Unit)0 SHU이며, 길고 빨간 카이엔 고추의 지수는 30,000~50,000 SHU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품종의 유전적 특징과 고추가 재배되는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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